동결

「「おかえり」」

「遥月」の小説

 [pixiv]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4459414

2014년 10월 21일 19:02


작가의 말 : 


바쁜 시기라 귀가가 늦어지는 밍크를 위해 노력하는 아오바와, 외로움을 타는 아오바를 눈치챈 밍크의 이야기……가, 맞겠죠…….

繁忙期で帰りの遅いミンクさんのために頑張る蒼葉と、寂しがりの蒼葉を案じるミンクさんの話……で、合ってるはず……。

첫 드라마티컬 머더 소설, 첫 밍아오입니다. 시간축은 리커넥트 이후.

初ドラマダ、初ミン蒼です。時間軸はリコネ後。


DMMD의 늪에 빠져 밍아오의 숲에서 헤매인 끝에 '이 열정을 어딘가에 한 번 좀 방출하지 않으면 진정할 수 없어' 싶어서 붓을 들었습니다. 밍아오의 신성함에 머리를 끌어안고 번민하고 헐떡이며 단숨에 써내려간지라, 이 모에를 한 조각이라도 알아 주신다면 그 이상의 기쁨은 없을 거에요. 하지만 한마디만 하게 해 주세요. 밍 크 씨 의 일 인 칭 시 점 은 두 번 다 시 쓰 지 않 겠 다 .

ドラマダ沼に嵌りミン蒼の森に迷い込んだ末に「ちょっとこのパッションを一度どこかで放出しなければおさまりがつかない」と筆を執りました。ミン蒼尊いと頭を抱え悶え転がり息切らしながら書き上げましたので、この萌えの一欠だけでも分かっていただければそれ以上の幸せはございません。でも一つだけ言わせていただくならば、ミ ン ク さ ん 一 人 称 視 点 は も う 二 度 と 書 く ま い 。

※심지어 쓰고 난 다음날 지혜열이 난 모양

※なお書き上げた翌日に知恵熱が出た模様

※기세를 몰아서 쓰고 기세를 몰아서 올린지라 아마 나중에 수정이 들어갈거에요

※勢いで書いて勢いであげたのでたぶんのちほど手直しが入ります

※캐릭터 해석이 다르다면 죄송합니다

※キャラ解釈違ったらゴメンナサ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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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목에 감긴 코일에서 경쾌한 착신음이 울린다.



[아오바, 밍크로부터 메일이다.]라고 의자에 앉아있던 렌이 전해준 것은 그와 거의 같은 타이밍이었다. 나는 저녁식사 준비에 전념하고 있던 손을 돌연 멈추었다. 식칼도 야채도 내던지고 허둥지둥 코일의 메일함을 띄운다.

그리고 겨우 지금 밍크로부터 막 도착한 메일을 조금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탭했다.

퐁, 하는 소리를 내며 메일 화면이 열린다. 거기에 씌여있는 것은 밍크답다고 하면 밍크다운, 극히 짧고 간결한 한 줄이었다.


<늦어진다, 먼저 자라>


 ……문자수로 따져도 고작 열 자 정도. 눈에 들어온 그것에 무의식중에 어깨가 쳐지고 만다.

 어쩐지 예상은 하고 있던 내용, 이기는 했지만…… 어쩌면 오늘에야말로 일찍 돌아오는 게 아닐까 하고 아주 조금쯤 기대하는 마음도 있었던지라 약간 풀이 죽는 것도 사실이다.


<알았어. 야식 준비해둘게.>


 짧은 답변을 적어넣고 송신한 뒤 메일함을 끄고, 한숨 한 줌.

 노골적으로 실망한 나의 그런 모습을 눈치챈 것일 테다. 렌이 문득 의자에서 뛰어내려 타박타박하는 작은 발소리와 함께 발치에 다가왔다.


[아오바.]


 둥근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폭신폭신한 털로 감싸인 몸을 살짝 기대어 준다. 별 거 아닌 위로였지만 그 사랑스럽고 기특한 동작에 가슴이 화악 하고 따뜻해졌다.

 견딜 수가 없어서 작은 몸을 조심스럽게 들어올린다. 가슴에 꼭 끌어안은 그 털뭉치에 얼굴을 묻어 봐도 렌은 내가 하는 대로 얌전히 있어 주었다.


"……오늘도 밍크, 늦는대."

[그런가. 아직 바쁜 모양이군.]

"그치. 어쩔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지만, 이렇게나 매일 잔업이라니…… 밍크, 몸 상하지 않으면 좋을 텐데.]

[걱정이 되나.]

"그야…… 응."


 걱정하는 마음은 날이 지날수록 커져만 간다.

 피곤하지는 않을까, 라든가, 몸이 상하지는 않았을까, 라든가.

 아마도 밍크에게 그런 소리를 한다면 '그런 걱정을 시킬 정도로 약해빠지진 않았어' 라고, 미간을 찌푸리겠지만…… 그래도.


 ----당분간은 공방이 성수기라 귀가가 늦어질 거다.

 중요한 할 말이 있다고 말을 뗀 뒤, 밍크가 그렇게 말한 것은 딱 한 달쯤 전의 일이다.

 들어보니 가까운 마을에서 1년에 한 번 있는 큰 시장이 열릴 날이 멀지 않아서, 거기에 출품할 공예품이나 장식품을 공방의 장인들이 총출동해서 제작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공방에 있어서는 돈벌이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만큼 자리를 비울 수는 없다, 심야를 지나서 돌아오는 일도 있을 테니 돌아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라, 고도 했다.

 그리고 결국 밍크의 말은 그대로 현실이 되었다. 처음에는 그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날이 지나면 지날수록 귀가가 점점 늦어져, 마침내는 날짜를 지나고서도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아침도 내가 눈을 뜰까 말까 한 시간에는 이미 집을 나간 뒤여서 나와 밍크의 생활리듬은 완전히 엇갈려 버렸다.

 이야기를 나누기는 커녕 얼굴을 마주하는 것마저 힘든 상황이 너무 길어진 나머지 역시 이건 좋지 않다 싶어서, 노력해서 밤을 새려고도 해 봤지만…… 수마에는 이기지 못하고 거실 소파에서 잠들어 버리고, 아침에 눈을 뜨면 침대 안에 있다- 는 결말로 끝나고 만다.

 당황해서 일어났을 때에는 이미 밍크는 집에 없고, 테이블 위에는 유려한 글씨로 '어린애는 얼른 자라'라고 쓰인 질책하는 내용의 메모만이 놓여 있었다. 짧고 거친 메시지 이면에는 너무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자신에 대한 배려가 숨겨져 있다는 건 금방 알았지만---늦게까지 일해서 지쳐 있을 밍크에게 걱정과 수고를 끼쳐서야 본말전도라는 것을 깨닫고 밤을 새는 작전은 일찌감치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배웅이라도 제대로 해 주고 싶다는 생각에 일찍 일어나려고 노력도 해 봤지만, ……렌이 등 위에서 아무리 뛰어도 일어날 수가 없는, 이 비참할 정도로 아침에 약한 자신을 그렇게 간단히 극복할 수도 없었다.

 정신이 들었을 무렵에는 밍크와 엇갈리는 생활이 벌써 10일째를 가리키고 있었다.


"……걱정, 될만도 하잖아."


 렌의 몸에 얼굴을 묻고 중얼거리는 목소리는 생각했던 이상으로 약한 것이어서 스스로도 놀라고 말았다. 가슴 안에 칭칭 쌓인 불안을 똑똑히 실감하게 된 듯한 기분에 어쩐지 한심해져, 마음이 가라앉는다.

 그러자 팔 안의 렌이 꾸물꾸물 몸을 비틀었다. 뭘까, 하고 그대로 놔두자 내 어깨에 작은 앞발을 살짝 올리고 뺨을 한 번 가볍게 핥아 준다. 따뜻하고, 조금 간지럽다.


[……밍크가 걱정되는 건 잘 알겠어. 하지만, 걱정이 심해서는 몸에 좋지 않다.]

"……."

[아오바는 아오바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돼. 아오바의 마음이나 상냥함은 분명 그에게도 전해질 거다.]


 ……내 파트너는, 가끔씩이지만 조금 민망한 소리를 한다. 그래도 그런 말 한마디로 마음이 간단히 가벼워진다는 건, 나도 꽤나 단순하다는 뜻이겠지…….


"……그렇, 네. 고마워, 렌."

[천만에.]


 이마를 마구 마주 비비고서 그 몸을 살짝 바닥에 내려 준다. 그리고 기합을 넣어 팔을 걷어붙인다.

 우선은 눈 앞에 방치된 식재료를 맛있게 해치우는 것부터 시작하자. 그 외에도 할 일은 잔뜩 있으니까, 차례차례 제대로 해내지 않으면.

 적어도, 늦게 돌아올 밍크가 느긋하게 쉴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서.



++++



 현관의 등에는 불을 밝혀 두었다.

 문단속 확인도 제대로 끝냈고.

 오늘 막 세탁한 셔츠도 다림질을 마쳤다.

 야식은 랩을 씌워서 데우면 바로 먹을 수 있게 해 둔다.

 그렇지, 평소의 메모를 잊어버리면 안 돼. ……좋아, 됐다.


 전언용의 메모지에 '어서와, 수고했어' 라고 두 마디를 쓰고서 야식용 접시와 함께 테이블 위에 올려둔다.

 해 둘 일이라고 하면 이 정도가 대충 전부, 일 텐데…… 무언가를 잊은 듯한 기분이 든다.

 뭘까, 하고 고민해도 대답이 바로 나오질 않아서 나는 믿음직스러운 파트너를 돌아보았다.


"……뭔가 더 할 일이 있었던가?"

[아오바, 침실의 침대에 시트를 세팅해 두지 않았다.]

"아, 그렇구나. 오늘 빨았었지. ……깜빡했어."


   그래, 생각났다. 날씨가 좋기에 오늘 낮에는 이것저것 전부 빨아버려야지 싶어서 침대 시트를 전부 벗겨다 세탁기에 쑤셔넣었었지. 제대로 다시 깔아두어야 한다.

 바구니에 던져넣어두었던 세탁물들 사이에서 두 장의 시트를 끌어내어 얼른 침대를 정리하러 향한다.

 내 방의 시트를 얼른 해치우고, 다음으로 향한 것은 밍크의 방. 알까 보냐 하고 멋대로 방으로 들어가 신발을 벗고 침대에 올라 시트를 덮고서 주름이 생기지 않도록 열심히, 손을 뻗어 간다.

 이런 부분을 제대로 해 두지 않으면 밍크는 금방 잔소리를 하니까 말야-, 게다가 너저분한 침대같은 건 지친 밍크가 쓰게 두고 싶지 않고. 그래서 자신의 방을 정리할 때보다 몇 배는 신경을 써서 듬뿍 시간을 들여 정성스레, 정성스럽게 침대를 정리한다.


"좋아, 끝이다."


 침구의 배치를 고치는 데까지 끝내고 이걸로 작업 종료다. 꽤 깨끗하게 되기도 했고, 뭐 이정도면 합격점이겠지. 해냈다는 달성감에 살짝 숨을 뱉는다.


 할 수 있는 일은, 이걸로 끝.

 이 뒤는 불을 끄고 내 방으로 돌아가 자는 것 뿐이다.

 그래, 돌아가서 자는 것 뿐.


 ---그런데.


"……."


 어쩐지,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방에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반면, 조금만 더 이 곳에 있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하는 자신이 있다. 자신의 방에 돌아가는 것이 너무나도 힘들어서 어떻게든, 일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어째서…… 같은 생각은 하지 않는다. 원인은 싫을 정도로 잘 알고 있으니까.


 이 방에 남아있는 냄새 탓이다.

 이 냄새가, 발을 붙들고, 손을 붙잡고서 놓아주질 않는다.



(……밍크의 냄새.)



 이 곳은 밍크의 방이니까 당연한 거지만 밍크의 기척이 다른 방보다도 훨씬 짙게 남아 있다. 그 탓인 것일까. 밍크가 곁에 있는 것 같아서, ……안겨 있는 것 같아서, 어쩐지 무척 안심이 된다.

 달콤하고 씁쓸한 시나몬을 닮은 잔향에 아주 조금 섞여 있는 꽃의 향기는 밍크가 만드는 향의 것이다. 습, 하고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그 향기와 함께 옅은 행복감이 가슴을 채워간다.


 그립고 사랑스러운 향기.

 이 곳은 어디보다도 안전한 장소라고 나에게 가르쳐 주는 향기.


 조금 주저하기는 했지만 유혹에 이기지 못하고, 끌려들어가는 것처럼 온 몸을 침대에 누인다. 바로 곁에 있었던 베개에 얼굴을 묻자 마치 끌어안겨 있을 때와 같은 사랑스러운 냄새가 강하게 풍긴다. 눈을 감고, 깊이 숨을 들이쉬어 보면 그것만으로도 쓸쓸한 마음이 싹 사라져 가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 순간에 마음을 채우고 있던 그것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가를 자각한다.



 아아, 나, 외로웠던 거구나. 스스로 생각하던 것보다 분명, 훨씬 더.



 그렇게 자각하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안에 있던 어떤 실이, 툭 하고 조용히 끊어져 나가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 순간, 점점 의식이 멀어, 져서----



[아오바, 왜 그러지?]


 문득, 렌의 목소리가 어딘가 먼 곳에서 울리는 것이 들렸다. 납처럼 무거운 눈꺼풀을 어떻게든 흐릿하게 열어보니 이쪽을 들여다보는 렌의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그 윤곽은 흐리고 어렴풋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위험해, 어쩐지 그냥, 잠들어 버릴 것 같아…….

 의식은 이미 잠의 바닥으로 끌려들어갈 것만 같아서, 몸에도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도 어떻게든 팔을 뻗어 렌을 안심시키기 위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으응, 그런 게 아니라…… 졸린 것, 뿐……"

[……그런가. 하지만, 잘 거라면 방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응, 그렇지. 렌이 하는 말이 맞다.

 하지만, 미안. 조금만 더, 이대로----

 목소리를 내서 전하려고는 했지만 그 소리조차 이미 멀어져서, 제대로 말이 되어 나왔는지 알 수가 없었다.

 무척 졸려서, 견딜 수가 없다.

 이대로 조금만, 자게 해, 줘…….


[……아오바.]


 의식이 끊어지기 직전, 무언가 따뜻한 것이 눈가를 상냥하게 쓸어준 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게 무엇이었는지도 확인하지 못한 채, 어느새인가 나의 의식은 꿈의 세계로 끌려들어가고 있었다.





 ---별도 달도 무거운 구름에 가린 아래에서는, 밤의 숲의 어둠은 한층 더 깊어진다.


 이미 익숙해진 귀로를 걸어 돌아가는 중이었지만, 눈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는 심연의 안으로, 안으로 발을 내딛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심지어는 몸이 통째로 심연 속으로 끌려들어가 동화되어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닐까 하고,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마저 머리를 스칠 정도다.

 어둠은 깊고, 검다.

 그러나 공포는 조금도 없었다.

 애초에 어둠이란 것은 쓸데없이 두려운 것이 아니다. 어둠이란, 안녕과 표리일체인 것이다. 밤이 없으면 사람은 잠에 들 수 없고, 어둠이 없으면 안식을 얻을 수 없다.

 그래도 사람이 어둠을 두려워하는 것은 그것이 나아가야 할 길을 덮어 감추어 버리기 때문이겠지. 여로를 잃고 헤매지 않도록 어둠을 두려워하며 경계한다.

 ……어차피 내게는 어둠을 두려워 할 이유따위는 없다.

 이 길 끝에 등불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이 깊은 어둠을 넘어, 마지막 보금자리에 도달하도록 인도하는 등이.


 나무들 틈으로 저 먼 곳에--- 작은 빛이 어른거리기 시작한다. 자연히 발걸음이 빨라진다.



++++



 계단을 올라 현관에 놓인 랜턴에 손을 뻗는다. 아오바가 마중하는 역할이라며 놓아 둔 그것은 아직 밝게 빛을 뿌리고 있었다. 감사의 마음을 겸해 그 불을 껐다.

 문을 열고 들어간 집 안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조용한 어둠으로 가득차 있었다. 다만, 그 어둠은 결코 차가운 것이 아니라 틀림없이 사람의 온기를 품고 있었다.


[아오바와 렌은 먼저 자고 있는 것 같군.]

"아아."


 불을 켜고 거실을 둘러보아도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시계를 보자 이미 한참 전에 날이 바뀌어 있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다음으로 들어간 부엌에도 사람은 없었지만, 평소대로 테이블 위에는 야식 접시와 짧은 메시지가 적힌 메모지가 남겨져 있다.


<어서 와, 수고했어>


 글자 수로 따지면 고작 열 자 정도. 특별할 것은 아무것도 없는 극히 간단한 위로의 글이다.

 고작 그 몇 글자가, 어째서일까, 이렇게나--


[밍크, 얼굴이 풀어져 있군.]

"……."


 놓치지 않고 옆에서 방해가 들어온다. 어깨를 점거한 올메이트를 흘낏 노려보아도 그 녀석은 어디서 바람이라도 부는가 하는 태도로 딴청을 피우고 있다.

 최근 들어 꽤나 인간다워진 이 올메이트는 점점 이런식으로 사람을 가지고 놀려 드는 발언을 입에 담게 되었다. 같은 설정의 올메이트라도 주변 환경에 의해 조금씩 성격이 변화한다고는 들었지만 대체 무슨 영향으로 이렇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네놈은 거실로 돌아가 있어라."

[알았다.]


 명령하자 키득키득하고 웃음이 섞인 목소리로 유유히 거실의 횃대를 향해 날아간다.

 ……저 새 자식, 정말로, 날이 갈수록…… 아니, 여기서 반응을 해 버렸다가는 녀석이 파고들 틈을 더 늘려주게 될 뿐이다. 튀어나올 뻔한 불만을 목 안쪽으로 밀어넣고 무시하겠다고 결심한다.


 야식은 일단 밀어두고 나중에 먹기로 하고서 가능한 발소리를 죽여 복도까지 돌아간다. 그리고 방의 문고리에 손을 올린다. ……자신의 방의 그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천천히 문을 열자 경첩이 작게 돌아가는 소리를 냈지만, 그 녀석은 이 정도로 눈을 뜨진 않겠지. 신경쓰지 않고 방 안으로 들어간다. 발소리는 죽인 채다.

 어디까지나 불은 켜지 않은 채 입구에서 비쳐드는 흐릿한 광원만을 의지해 방 안에 발을 내딛는다. 몇 번이나 찾은 적 있는 방이다, 대강의 가구의 위치는 몸이 알고 있다. 다소 시야가 불편하더라도 방 안을 이동하는 정도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 쓸데없이 불을 켰다가 깨우게 되기라도 하면 그 쪽이 더 성가시다.

 ……딱히 이상한 꿍꿍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조금 상태를 보러 온 것 뿐이니 그렇게 설명하면 될 테지만…… 그래도, 아무래도 뒷맛이 좋지가 않으니 어쩔 수 없다.


 그렇게 해서 방 한가운데까지 나아가-- 그러나, 그 즈음에서 나는 겨우 이변을 눈치챘다.


 그 녀석의 숨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평소라면 그 곳에서 잠들어 있을 그 녀석이, --거기에, 없다.



"……윽!"



그것을 인식한 순간 두근, 하고 혈액이 역류하는 듯한 감각과 함께 한 순간, 전신에 차가운 것이 내달렸다.

 곧장 불을 켜고서 방 안을 둘러봐도 침대 위는 커녕 어디에서도 익숙한 기척은 느껴지지 않고, 방은 무거운 정적에 감싸여 있을 뿐이다. 아플 정도의 침묵 속에서 핏기가 가시는 소리가 귓가에 울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자칫 충동에 휩싸여 뛰쳐나갈 뻔한 발을 이성으로 붙잡고서 사고한다. 진정해. 아직 허둥댈 만한 단계는 아닐 텐데.

 문단속은 제대로 되어 있었다. 방이 어질러진 흔적도 보이지 않았던 데다 물건의 배치도 기억에 남아 있는 그대로였다.

 --괜찮아, 괜찮다. 아마도 또, 그 녀석이 무슨 변덕이라도 일으킨 것일 뿐, ……그것 뿐일 것이다. 그저, 그것 뿐.

 가슴에 서리는 시커먼 감정을 내몰듯이 깊이 숨을 토한다.

 진정해. ……진정해. 스스로에게 되풀이하며 다시 한 번 그 녀석을 찾기 위해 복도를 나서자 금방 커다란 날갯짓 소리가 울렸다. 나의 정신상태에서 이변을 느낀 것일 테지, 제 자리에 앉은 올메이트는 염려하듯 이쪽을 들여다 본다. 


[무슨 일이지? 바이탈 사인이 흐트러져 있는 것 같다만.]

"아니…… 아무 것도 아니다."

[흐음. 아오바가 방에 없었나?]

"……."


어떻게 알게 된 건가 하고 무심코 시선을 돌리자 녀석은 아무렇지도 않게 이렇게 말했다.


[미약하지만 렌의 신호가 잡힌다. 네 방에 있는 것 같은데. 아마도 아오바도 그곳에 있는 게 아닐지?]


 ---이 녀석이 혹시 인간이었더라면 히죽 하고 질 나쁜 미소를 띄웠을 것이 틀림없다. 이 자식, 처음부터 알고서 일부러…….

 네 놈, 하고 입을 열려고 했을 때 녀석은 [내 역할은 다했다]고 말하는 것처럼 서둘러 거실 쪽으로 후퇴했다. 놓쳤군, 하고 무심코 혀를 찬다.

 ……뭐, 됐어. 그 녀석이 있는 곳을 알았으니 된 것으로 해 둘까. 이 이상 추궁해 봤자 아무 의미도 없을 것이다.

 나는 생각을 끊고서 자신의 방으로 발을 옮겼다.


 방 앞까지 와서야 문이 아주 조금 열려 있고, 그 안쪽으로부터 부드러운 빛이 흘러나오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아무래도 저 녀석의 예상이 맞았던 듯 하다.

 노크도 하지 않고 문을 밀어 열고서 안으로 들어가자-- 마침내, 찾고 있던 상대는 그 곳에 있었다.


 침대 위에서 모포도 걸치지 않고 태아처럼 몸을 둥글게 말고서 푹 잠들어 있다.


 그 행복해 보이는 잠든 얼굴에 온 몸의 힘에 단숨에 빠져서, 무심코 커다란 한숨을 쉬고 말았다. 남의 침대에 쳐들어 와서 멋대로 잠들어 버리다니, 고양이냐, 네 녀석은…….

 뭐가 어찌 되었든 간에 우선은 이 녀석을 깨워야 한다. 이렇게나 행복하게 자고 있는 걸 깨우는 것은 그다지 내키지 않기는 해도 아무것도 덮지 않고 자고 있어서야 몸이 식어버린다. 그렇게 생각해 가볍게 어깨에 손을 올리고 흔들려 했, 지만.


"이봐."

"……."

"……일어나라."

"………으응……"


 몸이 좀 흔들리는 것 정도로 일어날 기색은 조금도 없다. 꽤나 깊은 잠에 빠져 있는 듯하다.

 어떻게 된 것인가, 하고 문득 시선을 돌리자 그 가슴께에 바짝 붙어서 몸을 말고 있는 올메이트가 눈에 들어온다. 이 녀석이라면 이 상황에 대해서 무언가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머리를 가볍게 두드려 슬리프 모드를 해제하자 희미한 기동음과 함께 작은 기체가 느리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천천히 눈꺼풀을 열고서 나무열매같은 눈을 이 쪽으로 향한다.


[밍크. 돌아와 있었나.]

"그래, 방금. ……바로 미안하지만, 상황을 설명해 주지 않겠나."

[아아…….]


올메이트는 이쪽의 의도를 재빨리 알아차린 듯하다. 흘끗 자신의 주인을 돌아보고는 어째서인지 머뭇거리다가, 다시 한 번 나를 올려다본다.


[아오바는 그저 침대를 정리하려고 했을 뿐이었던 것 같지만, 갑자기 쓰러져서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이 곳에서 잠들어 버렸다.]

"몸이 좋지 않은 건가."

[내가 파악한 바로는 큰 이상은 없는 것 같다.]


 그렇다는 것은 이 상황에는 큰 이유도 무엇도 없고, 그저 단순히 자고 싶었기 때문에 여기에서 잠들어 버렸다는 것 뿐이라는 소리인가?


"……또 밤이라도 새려고 했던 건가?"

[아니, 언제나 날이 바뀌기 전에는 취침하고 있다. 그저……]

"그저?"

[이 3일 정도, 아오바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았어.]


 그 말에 조금이지만 눈을 크게 뜬다.

 그런 소리는 처음 들었다. 때때로 전해오는 메일에는 그런 소리는 쓰여 있지 않았던 것이다.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숨기고 있었던 건가?


"잠을 못 잤다는 거냐."

[수면시간만은 필요한 만큼 충분히 취하고 있지만, 자고 있을 때에도 바이탈이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던 만큼 얕은 잠밖에 자지 못하고 있었다. 아오바 자신은 자각하고 있지 않을 테지만.]

"……스트레스성 불면증, 이라는 건가."

[아마도.]

"……."

[그러나 지금, 아오바는 무척 깊이 자고 있고 바이탈도 안정되어 있다. 이 곳은 아오바가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장소라는 의미일 테지. 밍크의--]

"그 이상은 됐어."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가는 터무니없는 소리를 내뱉어 버릴 것 같은 입을 얼른 손으로 막아버린다.

 올메이트는 얌전히 입을 다물었지만 어느정도는 저항할 생각인지 코 끝을 손바닥에 대고 눌러 밀어내었다. 그리고 무언가 주저하듯이 그 말을 입에 담는다.


[아오바는, 외로웠을 거다.]


 --아아, 그랬겠지, 그런 것 쯤은 듣지 않아도 알고 있어.

 목구멍의 아슬아슬한 곳까지 나온 말을 다시 밀어넣는다.


 이 녀석에게는 '누군가가 두고 가 버리는' 것에 지독히 겁을 먹는 부분이 있다. 그런 것은 이미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이 녀석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로부터 생각하기로는 유소년기의 경험이 그렇게 만든 게 아닌가 싶었다. 아마도 부모와의 이별이 꽤나 큰 트라우마가 되어서 마음 깊은 곳에 뿌리를 내려버린 것이겠지.

 어쩔 수 없는 일, 이라고는 해도 이 2주간 줄곧 집에서 혼자서 기다리게 하는 상황이 계속된 것이다.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매일은 외로움을 많이 타는 이 녀석에게 있어서 꽤나 견디기 힘든 것이었음에 틀림없다. 이 쪽을 신경써서인지 전화나 메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동하고 있는 듯하지만, 그런 식으로 허세를 부릴 수록 이 녀석에게는 적지 않은 스트레스가 쌓였을 거라는 예상은 어렵지 않았다.

 ……쓸쓸하게 만들고 있었나.

 새삼스럽게 눈 앞에 들이밀어진 사실에 아무래도 가슴이 아프다.


[조금만이라도 괜찮아. 아오바와 이야기를 해 주지 않겠나.]


 간청하는 듯한 그 말에 가벼운 쓴 미소가 나오고 만다. 올메이트는 인간을 위해서 움직이며 서포트하는 것이 역할이니 당연하다고 말하면 그렇겠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이 올메이트가 주인에게 향하는 헌신은 올메이트의 범위를 뛰어넘은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이것은 진심으로 자신의 주인을 위하고 이해하며 그러기 위해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려 한다.

 주인에 대한 헌신에 머리를 헝클어뜨려 쓰다듬어줌으로서 응답하자 간지럽다는 듯 눈을 감고, 고맙다고 인사하려는 것처럼 낼름 손바닥을 핥는다.

 그리고 뒷일은 맡기겠다는 양 가볍게 침대에서 뛰어내려, 꼬리를 천천히 흔들면서 방을 나섰다. 아마도 나의 올메이트에게 가는 것일 터다.

 그 모습이 방 바깥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배웅하고서-- 나는 다시 침대 위에 시선을 떨구었다. 아직도 잠들어 있는 그 녀석에게로.

 부모의 비호하에 잠든 어린아이를 떠올리게 만들 정도로 그 잠든 얼굴은 천진난만하고 평화로웠지만, ……자세히 살펴보자 눈가가 조금 젖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눈물 자국, 인 것일까.


"……."


 조용히 침대 곁에 앉아, 조심스럽게 손을 뻗는다.

 아직 조금이나마 감각이 남아 있는 듯한 푸른 머리카락에 손가락을 밀어넣고 그대로 천천히 쓸어넘기자 기분이 좋은 것인지 표정이 아주 조금이지만 미소를 띈다.

 그대로 손을 미끄러뜨려 뺨에 대니 어리광을 부리는 것처럼 부빗, 하고 손바닥에 가져다 댄다. 의식이 없는 탓인지 그것은 너무나도 솔직한 반응이었다.


"……아오바."


 닿은 손은 그대로 둔 채 이름을 부르니 무엇을 해도 일절 눈을 뜰 기색이 없던 눈꺼풀이 한 순간 움찔 하고 떨렸다.


"아오바."


 한 번 더, 이름을 부른다. 그것이 아오바를 꿈의 세계로부터 되돌리는 계기가 된 것 같았다.

 으응, 하고 작게 신음소리를 냈다 싶었을 때 죽 닫혀 있던 눈꺼풀이 시간을 두고 느리게 열려 간다. 그 사이로 보이는 헤이즐 빛 눈동자에 나의 모습이 또렷이 비친다.

 그대로, 멍하니 이 쪽을 바라보는 잠이 덜 깬 얼굴이, 잠시 후.


 어린아이와 같은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기쁜 듯 미소지었다.



"……, 밍크…… 어서 와……"



 아직도 잠기운이 남은 것일 터다. 꿈꾸는 듯한 덧없는 쉰 목소리가 그렇게 고한다.

 ……그저 그것만으로도 갈 곳이 없어질 정도의 사랑스러움과 행복감이 밀려들어와서, 무언가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도 가슴이 막혀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아아, 지금 돌아왔다."


 결국 평소대로 짧게 대답해주는 정도밖에는 할 수가 없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이 녀석에게 있어서는 충분했을 것이다. 긴장이 풀린 느슨한 얼굴이 일순 행복한 듯 옅은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나의 것보다도 훨씬 얇은 손을 이 쪽을 향해 뻗고서,


"밍크."


 한 번 더, 아오바가 내 이름을 부른다.


 사랑스러워서, 사랑스러워서 어쩔 수가 없다고, 그저 한결같이 웅변하는 그 달콤한 목소리로. 미소짓는 시선으로. ……나의 이름을.


"밍크……."


 내게 뻗은 두 손이 위로하는 것처럼 뺨을 감싸고, 그리고 여린 힘으로 천천히 자신에게로 끌어당기려 한다.

 이끌리는 대로 한쪽 팔꿈치를 매트리스 위에 대고 몸을 숙여 주자 서로의 얼굴이 코 끝이 닿을 만큼 가까워지고-- 그저 닿는 것이 전부인 어린 입맞춤이 주어진다.

 한 번, ……두 번. 아직도 부족했는지 다시 한 번 더. 이번에는 조금이지만 길다.


"……후,"


 웃는 소리와도 닮은 희미하고 가는 숨결이 떨어진 입술로부터 흘러넘친다. 그 곳에, 이쪽으로부터 키스해주고 싶다는 충동이 일어나지만 그러기보다도 먼저 아오바가 머리를 손으로 감싸안고 부드럽게 끌어당긴다. 그것에 저항하지 않은 채 끌려가자 이번에는 그 가슴께에 머리를 묻더니,


 아오바의 양팔이, 마치 지키려는 것처럼, 포용하는 것처럼, 나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수고했어, 밍크."



 바로 곁에서, 스며드는 듯한 상냥한 목소리가 그렇게 속삭인다. 그것과 뒤섞이듯 숨결과 함께 규칙적으로 맥동하는 고동소리가 울린다. 아오바의, 생명의 소리다.

 두근, 두근. ……두근.

 귓가에서 울리는 기분좋은 소리를 들으며 어린아이를 달래는 것처럼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에 무어라 말해야 좋을지 모를 신기한 안도감에 둘러싸인다. 먼 옛날, 어머니의 품에 안겨 있을 때의 감각과 닮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모든 것을 받아들여주는, 모든 것을 용서해 주는 듯한-- 그런 감각을 품게 될 것만 같다.

 ……이대로 잠들어 버릴 수 있다면 얼마나 편안할지.

 무심코 눈을 감고 몸에서 힘을 빼고 말 것만 같았지만 자제심을 총동원하여 그것을 견뎌낸다. 이대로 자 버리면 몸 아래에 있는 이 녀석을 짓눌러버리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없다, 일단 떨어지지 않으면-- 하지만 이 끌어안겨 있는 듯한 감각을 놓아버리기가 힘들다. 조금만 더 이대로 있고 싶다--.

 그런 어쩔 도리 없는 갈등을 계속하고 있을 때, 갑자기 쿡쿡 하고 숨죽여 웃는 소리가 들렸다. 시선을 들자 아니나다를까, 즐거운 듯 웃고 있는 얼굴이 보였다.

 설마 내심을 들킨 것일까 하고 한 순간 놀랐지만 그런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오늘은 제대로 말했어."


 조금은 잠이 깬 모양이지. 아까보다도 또렷해진 목소리로 기쁜 듯 말한다.

 무슨 소리인가 싶어 눈썹을 찌푸리자 아오바의 손 끝이 이마에 내려온 나의 앞머리를 쓸어넘기고 드러난 미간에 친애의 키스를 떨어뜨린다.


"'어서 와'도, '수고했어'도 제대로 말해주고 싶었어, 계속."

"……그런가."

"응, 엄청 기뻐."


 쿡쿡, 쿡쿡. 아오바는 정말로 기쁜 것처럼 웃으며 쪽, 쪽 하고 이마나 머리카락에 키스의 비를 내린다. 아오바 쪽에서 이렇게나 적극적으로 닿아오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잠기운과 지금까지 외로웠던 것의 반동으로 조금 테가 느슨해져 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혼자서 울게 만드는 것보다는 이런 식으로 웃고 있는 쪽이 훨씬 낫다. 그런 생각에 이 녀석이 만족할 때까지 멋대로 하게 해 주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내 자신이 이런 식으로 닿는 것이 싫지 않으니까.

 그런 어리광을 부리는 것인지 어리광을 받아주는 것인지 모를 장난스러운 접촉을 반복하는 사이에 아오바의 달콤한 목소리가 드문드문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있지, 아직 늦어질 것 같아?"


"앞으로 3일은."


"그 뒤는?"


"하루 휴가다."


"그렇구나…… 그럼 그 날, 맛있는 거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그래."


"쉬는 날은, 나랑 같이 있어 줘."


"어디 가고 싶은 데라도 있나?"


"아니, ……같이, 느긋하게 있고 싶은 것 뿐."


"나태하군."


"으-…… 시끄러워."


"뭐, 좋아. 요즘은 여유도 없었으니. 가끔은 나쁘지 않지."


"……응."



 대화를 한 마디, 또 한 마디 거듭할 때마다 조금씩 아오바의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머리를 쓰다듬는 손이 시트 위에 미끄러져 떨어지고, 목소리도 잠기운을 머금고서 약하게 스러져 간다. 해방된 몸을 일으키자 아오바는 지금이라도 눈을 감아 버릴 것만 같은 것을 필사적으로 참고 있는 것 같았다. 의식을 앗아가려는 수마로부터 어떻게든 저항하려고 하는 듯하다.

 그것을 사랑스럽게 느끼며 눈꺼풀 위를 손바닥으로 덮어 준다.


"그만 자라."

"……으응……"


 아직 자고 싶지 않은지 칭얼거리듯 신음하지만 그 저항도 이미 미미한 것이다. 이제 곧 아오바는 의식을 놓아버릴 터다.

 --적어도 잠에 들 때까지는 곁에 붙어 있어 주자. 그렇게 생각하며 이마에서 눈꺼풀까지 천천히 쓰다듬어 주었다.

 잠시 그렇게 하고 있는 사이에 아오바는 몸을 맡기듯 눈을 감고 편안하게 가슴을 오르내리기 시작했지만 갑자기, 밍크, 하고 우물거리듯 나의 이름을 불렀다.

 무슨 일인가 싶어 손을 멈추자 손 끝을 살짝 쥐더니,

 그 입술이 새끼손가락 끝에 부드럽게 닿고, 작게 젖은 소리를 내었다.


"약속, ……"

"……"


 아오바는, 그 한 마디만을 전한 뒤-- 마침내 작은 숨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반면 나는,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기는 커녕 붙잡힌 손을 떼어낼 수조차 없었다.

 잠들기 직전에 당한 불의의 습격에 한심하게도, 잠시 사고가 멈추어 버린 것이다. 입술이 닿은 자리가 아직 약간이지만 열을 품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까지 든다.


 --하여간, 이 녀석의 행동이며 말은 어째서 항상……!


 지금, 아오바가 잠들어 있어서 정말로 다행이라고 자유로운 한 손으로 무심코 뺨을 누른다. 이런 추태를 보이는 것은 참을 수 없다.

 느닷없는 짓을 해 오는 이 녀석에 대한 당황스러움 반, 이런 사소하다고 할 만한 일에 마음을 흐트러뜨리고 만 자신에 대한 어이없음 반으로 깊은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겨우 평상심이 돌아와, 다시 한 번 아까의 아오바의 말과 행동에 대해 생각해 본다.


 약속.


 쉬는 날은 함께 있어 주었으면 해, 라고, 아오바는 아까 그렇게 말했다.

 그에 대한 약속이었던 걸까.


(……굳이 그러지 않아도.)


 이전부터 그 날은 너를 위해서 비워 둘 생각이었다고 가르쳐 준다면 아까의 습격에 대한 반격 정도는 되지 않을까.

 그렇게 하면 이 녀석은 어떤 얼굴을 할까.

 실컷 부끄러워한 뒤, 수줍어하면서도 웃어 준다면, 그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아아, 약속이다."


 여전히 붙잡힌 채인 손으로 아오바의 손을 마주쥐며 되갚음삼아 새끼손가락에 입을 맞추었다.

 이 녀석이 알아차릴 일은 없을 테지만 오늘은 이걸로 되었다. 사흘 뒤에, 실컷 오늘의 답례를 해 주면 되는 것이다. 실컷 각오를 해 둘 것.

 조용히 침대에서 일어나 사흘 뒤에 무슨 일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 채 남의 침대에서 태평하게 자고 있는 녀석에게 모포를 덮어 준다.

 방까지 안아서 옮겨다 재워 주었어도 되었겠지만 오늘 정도는 이대로 자게 해 주고 싶은 기분이었다. 가끔은 어리광을 받아 주어도 벌은 내리지 않겠지.



 --불을 끄고, 어둠이 내린 방을 돌아본다.



 녀석이 나를 위해 마음을 다하고 있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현관에 매일밤 밝히는 등불도.

 소화가 잘 되는 것으로 공부해서 만들어 주는 야식도.

 햇빛에 말린 셔츠나 시트도.

 테이블에 놓인 메모도.

 '어서 와'라는 말도.

 ……위로하듯 끌어안는, 팔의 온기 역시도.

 녀석이 아낌없이 베푸는 지독히 따스한 것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그 무엇 하나도 필요 없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 하나하나에 얼마나 큰 위로를 받았던가.


 그저, 이 녀석은 모른다.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숨소리, 그저 그것만으로도 이렇게나 마음이 부드럽게 잔잔해진다는 것을. 그저 그것뿐이지만 무엇과도 바꾸기 어려울 정도로 사랑스럽고 견디기 힘든 것이라는 것을.

 아오바는 모른다. 이 행복은, 감정은, 분명 나 이외에는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다. 아오바라 해도 나눌 수는 없다.


 그러니, 이 기도는 그나마의 대신이다.



(부디, 너의 잠이 평온한 것이기를.)



 부디 그 꿈이, 무엇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행복한 것이기를.


 매일 몇 번이고 거듭하는 기도를, 또 하나 쌓아올리며,

 ……조용히,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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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3일 뒤는 한달 분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느긋하게 실컷 자아안뜩 슬로우 섹스라는 데까지 생각했습니다만 이번에는 여기서 힘이 다해서 단념.

そして三日後は、一か月の穴を埋めるべくゆっくりじっくりじりじりスローセックスってところまで考えてましたが今回はここで力尽き断念。

쓰고 있는 도중에 "우와아아아아" 하고 가슴이나 목을 몇 번이고 쥐어뜯고 싶어졌습니다. 이번에는 그냥 끌어안고 뽀뽀하는 게 전부였을 텐데 쓰고 있는 것만으로도 자신에게 제법 큰 대미지라는 양날의 검, 밍아오.

書いてる最中「うああああああ」と胸やら喉やらを何度か掻き毟りそうになりました。今回はただハグしてちゅっちゅしてるそれだけの話のはずなのに、書いてるだけで自身に相当な大ダメージという、諸刃の剣、ミン蒼。

R18 작품같은 것을 쓴다면 조용히 폭발하고 박살나고 다진 참치같은 게 되어버리는 게 아닐까요.  쓸 거지만.

R18作品なんぞ書こうものなら、しめやかに爆発四散してネギトロめいた物体にでもなるんじゃないでしょうか。書きますが。


쓰지 못했던 개인적인 모에포인트

書ききれなかった個人的MOEポイント

-플롯 단계에선 '저기, 할래?' '(공백)……바보같은 소리 마라' 라는 대화가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사라짐. 덕분에 대화가 맑게 맑게.

・プロットの段階では「なあ、する?」「(間)……馬鹿言え」という会話が入る予定だったが消えた。おかげで会話が清い清い。

-밍크는 매일 밤 아오바의 방에 들러서 자는 얼굴을 본 뒤 자러 들어가는 생활을 보내고 있음.

・ミンクさんは毎夜蒼葉の部屋に足を運び、寝顔を見てから就寝するという生活を送っていた。

-그렇게나 뽀뽀당해놓고 아무것도 안 하는 밍크 진짜 강철의 자제심. 이것이 노이아오였다면 첫 키스신을 시작으로 R18 전개가 되었을 것. 하지만 그런 노이아오도 엄청 좋아해요.(미소

・あれだけちゅっちゅされて何もしないミンクさんマジ鋼鉄の自制心。これがノイ蒼だった場合は最初のキッスシーンをきっかけにしてR18展開になってる。でもそんなノイ蒼も大好きです(笑顔

-매일밤 테이블 위에 두는 메모는 밍크 방의 책상 서랍에 소중히 보관하고 있음.

・毎晩テーブルの上に置かれていたメモは、ミンクさんの部屋のデスクの引き出しに大切に保管されている。

-가끔 어리광을 부리게 할 정도라면<-밍크 개인적으로는 가끔이지만 제삼자가 보기에는 가끔이라고 하기 힘든 거 아니냐고 태클을 걸고 싶음.

・「たまに甘やかすくらいならば、」←ミンクさん的にはたまにでも、第三者視点ではたまにどころじゃないだろうという突っ込みを入れたい。

-설령 다른 루트라도 렌렌오는 최강 이케멘.

・たとえ他ルートであろうともれんれんおは最強のイケメン。

-루라칸은 유쾌범인 동시에 확신범인 동시에 밍크의 좋은 이해자.

・ルラカンさんは愉快犯であり確信犯でありミンクさんのよき理解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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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걸렸지만 어떻게... 끝을....ㅠㅠ.... 하즈키님 소설은 읽을 땐 좋았는데 막상 옮기려니까 어려웠어요.. 제가 뎀디 입덕하고 거의 처음? 으로 읽은 밍아오 소설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다시 보니까 제 밍아오관에 엄청 영향을 끼쳤던 것 같네요...

아오바에게 은근 의지하고 못 이기는 밍크라든가 밍크를 끌어안고 보호해주고 싶어하는 그런 아오바라든가 되게 좋아해서 언제 읽어도 좋아하는 소설이에요 ㅇㅅㅠ 하지만 이 뒤로 써주질 않으신... 것... 언젠가 또 밍아오를 써주셨으면 하고 바라게 됩니다...


하겠다 하겠다 벼르다가 허락 받고도 한참 지나서야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ㅠㅠ 사실 할 일은 여전히 밀려있지만 이게 급한... 것 같아서... 언제나 읽어주시는 분들, RT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오역이나 오타, 맞춤법같은 지적은 언제나 받고 있어요. 감상같은 게 있으시다면 언제든 전하겠습니다~! 다시한번 감사해요!

Posted by 아쥬로
DMMD/번역/소설 l 2015. 1. 1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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